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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

1. 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은 언론에서 출발 째부터 디우프를 지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희망은 이루어졌다. 지난 해 외국인 트라이아웃을 살펴보자. V리그 성적이 인삼은 5위였지만 1번 순위가 나오면 알레나를 지명하겠다고 호언했던 서남원 감독은 약속대로 1번 지명으로 알레나를 선택했다. 2018year~2019year V리그 1R 4승1패로 인삼은 최은지 효과를 등에 업고 잘 나갔다. 그러나 2R부터 승패가 역전되며 팀 성적이 하강 국면을 맞는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 이유를 V리그 수비 능력에서 찾고자 한다. 인삼을 제외한 5개 구단은 알레나에 대한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대응 수비를 찾았을 것이다. 또한 보령 KOVO 컵 때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던 최은지에 대한 공격 성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인삼의 공격력은 상대 팀의 대응 수비에 막히면서 갈 곳을 잃었다. 거기에 알레나 부상 악재까지 겹치며 꼴찌로 추락하였다. 알레나의 부상 이전에 서남원 감독의 3년 연속 외국인 선수로 알레나를 지명한 것은 문제가 있어보였다. 다른 팀 수비 대응 능력을 간과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흥국생명 톰시아의 외국인 선발 재응시가 불발 된 것이 몹시 궁금했다. 기자가 박미희 감독에게 이 문제를 질문했다. 대답은 의외였다. 톰시아가 다음 시즌에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할 것 같아 트라이아웃을 포기했다는 말이었다. 톰시아가 1,2,3R까지 흥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4,5,6R에서는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낀 것도 있지만 다른 팀 수비가 본인의 공격력을 떨어트리는 현상을 목격 한 것 더 크지 않았나 싶다. V리그 거친 경기 일정도 그녀의 트라이아웃 포기에 한 몫 했을 것이다. 매우 정직한 고백이다. 한국 수비 능력을 볼 때 디우프의 50% 공격 점유율, 50% 공격 성공률이 1,2R까지 가능 할지 모르지만 3R부터는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인삼은 오히려 최은지, 이예솔, 박은진의 공격성공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현대건설

감독은 외로운 존재이다. 거친 황야에서 홀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팀에 관하여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누가 대신 책임져주는 사람은 없다. 이도희 감독은 이제 3년차 감독이 된다. 외국인 선발 1년차 때는 대학을 갓 졸업하는 엘리자베스를 선택했다. 라운드를 거듭 할수록 프로 경험치가 없어 힘들어 하는 엘리자베스 모습을 지켜 본 이도희 감독은 두 번째 트라이아웃에서는 경험 많은 베키를 지명했다. 베키는 감독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움직이며 이도희 감독에게 큰 절망을 안겼다. 11연패의 긴 수렁에서 빠졌다. 다행히 대체 선수 마야를 선택하고 황연주를 선발에서 제외하며 고유민을 레프트 수비수로 기용하는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현대건설은 연패의 터널을 빠져나와 승수를 챙기기 시작했다. 조직력이 안정감을 찾았고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여자배구 흥행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도희 감독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본인이 겪었던 두 번의 외국인 선수 선발이 이번 마야를 선택하게 만든 배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모험과 변화보다 안정성을 선택한 것이 과연 현대건설에게 이득이 되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마야보다 나은 공격력을 소유한 선수가 없어 마야를 선택하였다고 인터뷰에서 이도희 감독은 밝혔다. 그러나 다른 팀의 장신 선수에 대한 부담은 커졌고 감독이 밝혔듯이 마야가 장신 블로커를 이용한 공격 방법을 잘 찾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이도희 감독이 마야를 선택하지 않고 6개 구단 배구 판을 흔들어 보는 것이 현대건설에 더 이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현대건설이 마야를 선택하는 안정감에서 얻는 이득보다 도로공사, 흥국생명 두 감독이 100% 원하지 않는 선수를 선택하게 만들어 두 팀의 경기력을 저하시키는 이득이 더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난 시즌에 현건이 도공에게는 승패를 주고받았지만 흥국에게는 6전 전패(全敗)를 당했기 때문에 더욱 더 변화와 모험을 선택하는 것이 현대건설에게 유익할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고예림을 FA에서 데려와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순항 할 수 있을지는 다가오는 시즌에 판명 될 것이다.


3. IBK

김우재 감독이 캐나다 출발 전부터 언론에게 어나이를 기준으로 트라이아웃에 출전하는 선수를 체크하겠다고 언급했다. 어나이이한테 너무 좋은 인상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새로운 물결, 2m가 넘는 초장신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외면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웠다. 역(逆)으로 장신 선수를 기준으로 어나이를 재평가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난번 이탈리아 몬차에서 거행된 트라이아웃 때 이정철 감독은 마지막 순번에서 헤일리 스펠만(198cm)과 어나이를 놓고 스탭들과 심각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신장이 큰 선수를 선호하는 이정철 감독은 재능이 우수하다고 판단하고 어나이를 선택했다. IBK는 2018year~2019year V리그를 슬로우 스타트 팀답게 1R 2승3패로 출발했다. 2R 4승1패, 3R 4승1패, 4R 초반 2승을 거둘 때까지만 해도 IBK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이정철 감독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갖고 있던 백목화 선수와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여유로웠다. IBK가 4R 흥국생명에게 0:3으로 완패하고 3연패 하면서 2승3패로 4R을 마감하였다. 5R 3승2패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정작 중요한 6R 1승4패로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된다.

지난 V리그, 어나이의 활약이 4R부터 팀 성적이 가라앉은 원인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나는 어나이가 체중이 시즌 중에 늘어난 것에 주목한다. 톰시아는 체중이 5kg이 줄었다는데 어나이는 왜 늘었을까? 선수는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절제가 어려워 자연스럽게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정철 감독이 어나이가 체중이 늘어 난 것은 ‘나의 책임’이라 말하였다. 배구선수가 체중이 늘면 점프가 낮아지고 공격 타점이 자연히 낮아진다. 4R부터 이미 다른 5개 구단은 어나이 공격에 대한 수비 대응이 완성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아야 한다. 어나이가 4R 흥국생명에게 3세트 클러치 상황에서 연속 두 번 범실을 하여 경기를 내준 것은 어나이에게 상당히 큰 부담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어서 열린 하위팀 현대건설에게 0:3 완패도 IBK에게 뼈아팠다. 배구경기가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어서 IBK의 부진을 오로지 어나이의 책임이라 말 할 수는 없다. 단지 그녀가 다가오는 V리그 2년차가 되어 어떻게 다른 구단의 수비 능력을 뚫고 창의성을 발휘해서 공격을 성공 시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또한 지난 리그 후반에 프로 경험이 풍부하지 못하여 자기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한 현상을 다음 시즌에 어떻게 극복 할지도 관건이 된다. 나는 김우재 감독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어나이 기준으로 볼 것이 아니라 2m 장신인 새로운 선수들을 기준으로 어나이를 재평가하였으면 더욱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김우재 감독이 이정철 감독이 2년 연속 IBK 메디처럼 외국인 선수로 성공시킨 사례를 재현 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4. GS

차상현 감독은 밀려오는 2m 초장신 물결을 제대로 인지하고 206cm인 러츠를 선발했다. 러츠는 마야(187cm), 어나이(188cm) 파스쿠치(189cm)보다 최소 16cm가 크다. 16cm는 배구에서 어마어마한 높이의 차이이다. 차상현 감독은 이미 현대건설, IBK가 마야와 어나이를 지명하였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선수 러츠를 지명했다. 차상현 감독은 GS에 취임하고 나서 선수들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감독이다. 그는 “선수가 자의(自意)든 타의(他意)든 GS를 떠나면 모두 임의 탈퇴로 처리하지 않고 자유계약 선수로 공시하겠다.”라고 언론에게 공표한 감독이다. 참으로 정신이 아름다운 감독이다.

러츠 황용법

라이트 뿐만 아니라 센터로 활용하는 법을 강구하는 차상현 감독, GS 팀이 갖고 있었던 미들브로커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외국인 선수 러츠의 선택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이제 문명화, 러츠의 블로커 조합은 국내 V리그 블로커 최장신 시대를 열었다. 표승주가 이적했지만 GS는 끄떡없다. 한다혜 리베로가 나현정의 빈 자리를 잘 메우듯이 박혜민, 박민지가 표승주 자리를 잘 대처할 것이라 예상된다. GS는 구단에서 신인 드래프트부터 계속 키우는 선수가 많다. 그래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구단이다. 러츠를 영입하여 좋은 성과 있기를 기대한다.


5.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함박웃음은 “이도희 감독, 김우재 감독, 당신들의 선택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어.”를 의미한다. 감독이 외국인 선수를 선발 할 때 1년을 바라보고 선발하지만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언론에 대 놓고 2년 이야기를 할까?

앳킨슨의 문제점.

어나이, 러츠, 앳킨슨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는 프로 경험 부족이다. 기량이 빠르게 성장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반면 상대 팀 수비가 본인의 공격을 계속 걷어 올리면 톰시아가 V리그에서 느꼈던 힘든 시기를 어떻게 견딜지는 각자의 몫이 될 것이다. 경험이 풍부한 톰시아가 박미희 감독에게 고백했던 것처럼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충족해”줘야하는 스트레스는 시즌 내내 선수들을 짓누를 것이다. 6개 구단의 빼어난 수비 능력을 넘어서야 하는 3명 중에서 누가 웃고 누가 울지는 곧 가려지게 된다.


6. 흥국생명

토론토 1일차 경기를 지켜본 박미희 감독은 언론에서 “마음에 드는 선수를 발견했지만 순번이 문제이다.”라고 말을 했다. 그 선수가 파스쿠치인지는 트라이아웃이 끝나고 밝혀지지는 않았다. 정규리그 우승, 통합우승으로 최하위 순번의 고통을 겪었던 이정철 감독의 고민을 처음으로 마주한 박미희 감독은 서브리시브가 가능한 레프트, 라이트 공격수를 선택했다. 파스쿠치가 서브리시브가 가능하면 흥국의 약점은 순식간에 지워진다. 2018year~2019year V리그 시즌 내내 김미연의 서브리시브 약점이 없어진다. 신연경이나 공윤희가 선발 출전하여 코트에 들어오면 흥국의 수비는 6개 구단 중에 가장 탄탄하게 될 것이다. 강력한 수비라인이 구축된다. 지난 시즌 흥국이 정규리그 우승, 통합우승 할 수 있었던 것은 운(運)이 많이 따랐지만 김해란, 이재영의 뛰어난 수비가 있었다. 여기에 파스쿠치가 감독의 의도대로 수비 라인에서 활약해 준다면 흥국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잃을 것이 전혀 없게 된다. 이미 지난 리그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 대해서 6승 전승(全勝)을 거두었고 IBK는 4승2패로 처음으로 위닝시즌(winning season)을 만들었다. 다가오는 시즌에 흥국이 현건을 4승2패, 혹은 5승1패 전적을 기록하고 IBK는 4승2패만 하여도 두 팀에 관한 기본적인 승수는 챙긴다고 볼 수 있다. 큰 변화가 있는 현건과 IBK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삼공사, GS, 도로공사 세 팀 중에 한 팀에게 4승2패 전적을 기록한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난하게 된다. 트라이아웃이 끝나고 기자가 박미희 감독에게 2연패 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었는지를 물었다. 박미희 감독은 “그렇다,”라고 힘주어 말했다고 한다.

파스쿠치는 흥국생명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파스쿠치(27세)는 톰시아(31세)보다 젊기 때문에 톰시아가 4,5,6R에 체력이 떨어졌던 것을 극복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레프트 공격수가 서브리시브가 된다는 것은 팀의 작전 운용에서 커다란 융통성을 준다. 토론토 비하인드 스토리를 쓴 더 스파이크의 이광준 기자에 의하면 박미희 감독은 파스쿠치와 메이필드를 따로 10분간 최종 테스트했다고 한다. 메이필드는 신장이 183cm여서 장신 공격수가 등장한 현 시점에서는 흥국의 블로킹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감독은 파스쿠치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본다. 파스쿠치는 경험치의 관점에서 러츠, 어나이, 앳킨슨과는 다르다. 그리고 이탈리아 리그에서 활약한 것도 감독의 선택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박미희 감독은 외국인 선발에서 불리함을 딛고 큰 산을 넘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7. 에필로그(끝맺는 말)

현대건설과 IBK가 자기 팀에 맞는 최적화 외국인 선수 선발을 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큰 틀에서는 도로공사와 흥국생명에게 큰 선물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여자배구 V리그는 더 한층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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