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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21-2022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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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통산 8차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때 V-리그 남자부 최강자로 군림했다. 큰 무대에서 더욱 힘을 냈고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삼성화재는 어느덧 배구 명가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다. 언제부턴가 정상과 멀어졌고 주축 선수들의 은퇴와 이적, 신인 선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5-2016시즌부터 7시즌 연속 챔프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0-2021시즌 최악의 시련을 겪었다. 새롭게 고희진 감독을 선임하고 야심하게 시즌을 맞았지만 6승 30패로 V-리그 개막 후 처음으로 순위표 맨 아래에 머물렀다. 
 
삼성화재는 2021-2022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나섰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리베로 박지훈을 내주고 대한항공 세터 황승빈을 받았다. 전 소속 팀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으나 태극마크를 달만큼 즉시 전력감이었다. FA 시장에서 리베로 백광현을 영입했고 베테랑 센터 한상길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뛰면서 36경기 연속 서브 득점을 기록한 카일 러셀을 지명했다. 국내 무대에서 뛴 경험과 확실한 강점(서브)이 있기 때문.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아픔을 되풀이 않을 만큼 전력을 갖췄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개막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확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1라운드 5위에 머물렀던 삼성화재는 2라운드 3위로 껑충 뛰었다.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3라운드 최하위로 마감했다. 4라운드 6위에 이어 5라운드 4위로 올라섰다. 6라운드 6위로 하락했다. 최종 성적 14승 22패로 6위로 마감했다. 5위 OK금융그룹과는 승점 동률이었으나 4위 한국전력(승점 56점)과는 격차가 있었다. 코로나19 악재가 다시 몰아쳤고 외국인 선수 러셀의 부상까지 겹친 게 치명적이었다. 
 
부문별 팀 순위는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득점, 블로킹, 리시브는 7위에 머물렀고 디그, 세트는 각각 6위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건 서브다. KB손해보험에 이어 2위다. 삼성화재는 강서브 군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우려를 샀던 러셀은 8연속 서브 득점 성공이라는 V-리그 새 역사를 썼고 한 세트 최다 서브 9득점 기록도 갈아 치웠다. 
 
물론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비록 봄배구엔 오르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승수를 쌓았고 신장호, 정성규 등 젊은 스파이커들의 성장과 황승빈의 재발견까지 보여줬다. 특히 황승빈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던 황승빈은 삼성화재 이적 후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확실하게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 시즌 33경기 126세트에 출전해 삼성화재의 중심을 이끌었다. 고희진 감독도 지난 시즌의 가장 큰 수확으로 황승빈을 꼽았다. 
 
삼성화재는 사령탑을 교체했다. 2년 계약이 만료된 고희진 감독과 결별하고 김상우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상우 감독은 1995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2007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현역 시절 삼성화재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총 9회 우승(아마추어 8회, 프로 1회)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현역 은퇴 후 프로 및 대학배구 감독 그리고 해설위원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풍부한 경험과 지도 역량을 인정받았다. 삼성화재의 5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상우 감독은 “선수로서 땀 흘렸던 고향 같은 구단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게 되어 영광이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 및 코칭스탭과 함께 소통하며 솔선수범 하는 감독이 되겠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 삼성화재 명가 재건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선수단에도 변화를 줬다. 우리카드에 세터 황승빈, 이승원, 레프트 정성규를 내주고 센터 하현용, 레프트 류윤식, 리베로 이상욱, 세터 이호건, 홍기선을 받는 3대5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김상우 감독은 "무조건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황승빈 세터가 너무 좋은 선수라 아쉽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 경험 있는 베테랑 선수에 포커스를 맞췄다. 기존 어린 선수들이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며 향후 조화를 잘 이뤄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라이트 공격수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를 지명했다. 리비아 출신 이크바이리는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등 유럽 무대에서 뛰면서 능력을 보여줬고 국내 다수 구단의 영입 대상이 됐다. 삼성화재는 추첨에서 행운의 1순위권을 얻자 조금의 망설임 없이 이크바이리의 이름을 불렀다. 
 
김상우 감독은 “영상으로 봤을 때 호쾌한 스윙과 함께 점프력이 좋았다. 순발력도 인상적으로 봤다. 우리 팀에 와서 벌크업을 하고 힘을 붙인다면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팔 부상 이력도 지명에 걸림돌이 될 순 없었다. 그 정도로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김상우 감독은 “(왼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로 인해 다른 부분을 포기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손찬익(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