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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21-2022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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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은 2021-2022시즌에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구단엔 ‘최고’와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우선 정규리그에서 19승 17패 승점 62를 올리며 구단 사상 최고 승점과 순위(2위) 기록을 세웠다. 사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 개막을 앞두고 열린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이 아니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이 경계해야 할 팀과 주요 선수로 KB손해보험과 케이타를 꼽았을 뿐이다.
 
◇ 기대치 뛰어 넘은 준우승 성과
 
후인정 신임 감독의 지도하에 새롭게 시즌을 시작한 KB손해보험은 기복 없는 행보를 보였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각각 3승 3패를 거두며 선전했다. 특히 2라운드 때인 지난해 11월 24일 대한항공을 꺾은 후 삼성화재 등을 차례로 제압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KB손해보험은 3라운드(4승 2패)와 4라운드(2승 4패), 5라운드(4승 2패), 6라운드(3승 3패)까지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3라운드부터 리그 2위로 치고 올라선 KB손해보험은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인 6라운드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5라운드 후반부터 6라운드에 걸쳐 4연승을 달리며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24승 12패·승점 70)에는 승점 8이 모자랐지만, 3위 우리카드(17승 19패·승점 59)에는 승점 3이 앞섰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우리카드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반전을 연출했다.
 
KB손해보험은 플레이오프(PO)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시리즈(3전2선승제)에 올랐다. 선수단은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 처음 올라왔지만, 대한항공에 당차게 맞섰다. KB손해보험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선 1-3으로 졌다. 주포인 노우모리 케이타가 27점을 폭발했지만, 대한항공의 기세에 눌리며 고개를 숙였다.
 
2차전에서 1세트를 내준 KB손해보험은 이후 총력전을 펼쳤다. 내리 3개 세트를 따내며 시리즈 승부를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케이타는 2차전에서 35점을 퍼붓는 등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마지막 3차전 5세트 막판, KB손해보험은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5세트 듀스 상황인 21-21 접전 때 대한항공에 한 점을 내주더니, 이어진 회심의 공격마저 상대 곽승석에게 가로막히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 ‘기록 제조기’ 면모 보인 케이타
 
KB손해보험에선 세터 황택의가 안정적인 볼 배급을 하고, 레프트 김정호가 케이타의 공격에 힘을 보태왔다. 하지만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은 역시나 케이타였다. 케이타는 KB손해보험이 최초로 배출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다. LG화재라는 팀명으로 프로배구 출범 첫해인 2005년부터 V-리그에 참여한 KB손해보험이 배출한 최고 선수다. 케이타는 배구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중 23표를 획득해,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대한항공의 곽승석(7표)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정규리그 1위를 하지 못한 팀에서 나온 역대 2번째 남자 MVP로, 남녀를 합치면 역대 4번째다.
 
케이타는 V-리그 역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키 206cm, 체중 91kg인 그는 서전트 점프 71cm, 스탠딩 리치 270cm에 달한다. 8살 때부터 배구를 시작한 그는 점프력과 유연성, 창의성을 모두 갖춘 선수로 꼽힌다.
 
36경기에서 1285점을 올린 케이타는 지난 시즌에 이어 득점왕 2연패에 성공했다. 2위(915점)인 삼성화재 러셀에 무려 370점이 앞섰다. 2014-2015시즌 삼성화재 시절의 레오(현 OK금융그룹)가 작성한 V-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1282점)도 갈아치웠다. 케이타는 정규리그 총 4차례(1?3?4?6라운드) 라운드 MVP를 수상했다. 역대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의 기록이었다.
 
봄 배구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케이타는 5세트 듀스까지 펼쳐진 챔피언결정 3차전에선 57득점을 올리며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2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중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 새 시즌 변수는 멜라냑의 적응
 
다만 KB손해보험은 지난 2년간 팀 공격을 이끌었던 케이타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구단은 케이타와의 재계약 협상에 공을 들였지만, 끝내 잡지 못했다. 케이타는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탈리아리그 구단 베로나와 계약을 맺었다.
 
KB손해보험은 다가오는 2022-2023시즌 케이타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구단은 4월 29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2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3순위 지명권을 얻어 새 얼굴 니콜라 멜라냑(23·세르비아)을 지명했다. 키 201㎝의 멜라냑은 높은 타점이 강점이지만, 해외리그 경험이 없는 터라 V-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후인정 감독은 “멜라냑이 득점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 일단 팀에 와서 훈련을 해보고 연습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점유율 50%는 넘게 가져가줘야 국내 리그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팀을 재정비하는 건 구단과 감독의 몫이다. 현대캐피탈에서 스타플레이어로 명성을 날렸던 후인정 감독은 당시 다양한 포지션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술 구사와 활용의 폭이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선수들과 소통에도 능하다. 후인정 감독이 다가오는 시즌 팀을 다시 정상권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민(한국스포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