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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21-2022 V-리그

구분값
배구 특별시 천안의 겨울은 싸늘했다. 지난 시즌 리빌딩을 선언하며 젊은 선수들을 육성했지만 이번 시즌도 똑같은 15승 21패에 머물렀다.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정규시즌 탓에 창단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에 머무르는 수모까지 안았다.
그나마 홈에선 10승8패를 거두며 열광적인 팬들에게 보답했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쾌조의 스타트, 끝없는 추락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프로 1~2년차 선수들을 코트 위에 내보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신인왕 투표는 1999년 동갑내기들의 집안싸움이 됐고, 레프트 김선호가 리베로 박경민을 제쳤다. 두 선수는 2년차 징크스를 이겨냈다. 김선호는 더 안정적인 리시브 능력을 보여주면서 자주 출전했다.
박경민은 리시브, 디그 1위에 오르면서 베스트7 리베로상도 수상했다. 둘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제치고 이번 시즌 수비(리시브+디그) 1위에 올랐다.
공격은 군복무를 마친 허수봉이 이끌었다. 두 선수보다 한 살 많은 허수봉은 고졸 출신이라 프로 경력은 훨씬 많다. 국가대표로도 발탁되는 등 한층 발전한 허수봉은 602점을 올려 나경복(우리카드)을 제치고 국내선수 중 득점 1위에 올랐다. 최태웅 감독은 “때때로 기복이 있지만, 분명히 성장했다”며 만족했다.
3년차가 된 195cm의 장신 세터 김명관도 과감한 속공 시도를 통해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에서 4승 2패(승점12)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리빌딩의 소득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현대캐피탈은 빠르게 추락했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이 떨어지다보니 허수봉에게 가는 부담이 컸다. 최근 배구 트렌드인 서브도 너무 약했다. 팀에서 가장 좋은 서브를 구사했던 문성민의 출전시간이 줄고, 신영석(이적), 이시우(군입대)가 빠지면서 현대캐피탈은 순식간에 ‘서브가 약한 팀’이 됐다. 총 111개로 서브 1위에 오른 케이타의 서브 득점(109개) 숫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블로킹과 수비만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최민호와 박상하, 두 미들블로커가 공격과 블로킹에서 제 몫을 해줬지만 점차 승률이 떨어졌다.
결국 2,3라운드에선 각각 2승 4패를 기록하면서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전광인이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하면서 반짝했지만 그뿐이었다. 5라운드에서 1승 5패를 기록하면서 봄 배구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6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레프트 홍동선도 두자릿수 득점을 올려 가능성을 보인 게 그나마 수확이었다.
 
또다시 재현된 외국인 선수 악몽
 
최태웅 감독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세르비아 국가대표 출신 보이다르 뷰세비치를 선택했다. 여섯 번째 순번이었음에도 최 감독은 “원래 뷰세비치가 1번 순서였다”고 말했지만, 뷰세비치는 부상과 태도 불성실로 리그가 시작하기도 전에 퇴출됐다. 팀에 합류한 뒤 제대로 훈련 한 번 못 한 채 교체카드를 썼다. 뷰세비치는 터키 할크방크에서 활약하며 팀을 챔프전까지 올려 현대캐피탈 팬들의 속을 더 타게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의 다음 선택은 로날드 히메네즈였다. 하지만 불운이 또 이어졌다. 자가격리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퇴부 힘줄 파열 부상을 입었다. 전치 12주나 나오는 큰 부상에 최태웅 감독은 “2라운드까지는 국내 선수들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히메네즈는 생각보다 빠르게 몸이 회복돼 1라운드부터 합류했다. 좋은 모습을 보일 때도 있고, 태도도 성실했지만 외국인선수에게 기대하는 만큼의 퍼포먼스는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최태웅 감독은 1월까지 히메네즈를 뛰게 하고 펠리페를 영입했다. V리그에서 벌써 다섯 번째 팀을 맞은 펠리레를 통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펠리페의 5번째 시즌은 실패로 돌아갔다. 코로나19 문제로 입국이 늦어진 가운데 한 달 가까이 훈련을 제대로 못한 여파가 드러났다.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 시절 보여줬던 견고한 공격력을 끝내 발휘하지 못했다. 허리와 허벅지 부상이 연이어 발생했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1세트 교체 이후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최태웅 감독은 “국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결과는 돌이킬 수 없었다. 언제나 열띤 응원을 보내주던 팬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광인+오레올=스피드배구?
 
그래도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작지 않다.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한 전광인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 합류한 전광인은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예전의 기량을 보여줬다. 다만 스스로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주장까지 맡은 그는 책임감을 느끼며 이번 시즌 팀의 도약을 약속했다. FA 자격을 얻었음에도 팀에 그대로 남은 이유다. 리베로 여오현과 원클럽맨 최민호까지 팀에 남아 전력 유출은 없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소득이 있었다. 2순위 지명권을 얻어 오레올 까메호를 영입했다. 2015~16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뛴 오레올은 공격성공률과 후위공격 1위에 오르며 최태웅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오레올의 전천후 활약 덕분에 팀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러시아 리그에서 뛴 오레올은 7년 만에 다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어느덧 36세가 됐지만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의 경기를 직접 지켜보면서 확신을 가졌다. 공수가 모두 뛰어난 전광인과 오레올을 활용한 새로운 스피드 배구를 볼 수 있을 듯하다.
팀 전술도 큰 변화를 맞이한다. 그동안 레프트로 많이 나섰던 허수봉의 활용이 달라질 수 있다.
허수봉은 다가오는 시즌엔 라이트와 센터를 병행할 전망이다. 허수봉의 공격력과 블로킹을 좀 더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김효경(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