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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18-2019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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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좋지 않은 시즌이었다. V-리그 개막 전 각 팀의 전력을 살펴볼 수 있는 무대였던 2018 제천·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에서 한국전력 빅스톰은 1승 2패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16년과 2017년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부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던 ‘컵대회의 강자’ 한국전력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외국인 선수 사이먼 헐치는 3경기에서 38득점을 올렸는데, 이것이 이 선수가 국내 코트에서 보인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이었다.
 
잘못된 외국인 선수 선택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206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공격력을 바탕으로 트라이아웃에서도 사전평가 2위에 올랐을 정도로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훈련 방식 등에서 김철수 감독과 이견이 있어 팀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가지 못했다.
 
결국 김철수 감독은 정규리그가 개막하기 전에 칼을 빼들었다. 사이먼을 돌려보내고 새 외국인 선수 아르템 수쉬코(등록명 아텀)를 데려온 것. 하지만 아텀은 복부 근육 부상으로 신음했고, 이미 한 장의 교체 카드를 써버린 한국전력은 시즌 초부터 고전을 피하지 못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으며 한국전력은 V-리그 경험이 있는 펠리페 알톤 반데로, 아르파드 바로티 등도 고려했다. 하지만 당시 바로티는 한국에 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펠리페로는 팀 성적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모험을 택했다.
 
믿었던 아텀은 정규리그 5경기에 출전해 70득점, 공격성공률 43.51%에 그치며 부진했다. 김철수 감독도 시즌 중 “경기장에만 오면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배짱이 없고 소심한 것 같은데, 쉽게 변하지 않는다. 맞추는 수밖에 없다”는 말로 아텀의 기량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더 큰 문제는 출전한 경기보다 뛰지 못한 경기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수가 전력에 보탬이 될 날만 기다리던 한국전력은 끝내 아텀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국내 선수들만으로 남은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공격수 보강이 시급했다. 2라운드 초반에는 FA 전광인의 보상선수로 팀에 온 세터 노재욱을 우리카드로 보내고, 레프트 공격수 최홍석을 받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배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겠다며 팀을 떠난 김인혁도 2라운드에 복귀시켰다.
 
그러면서 조금씩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대등한 경기를 하는 세트들이 늘어났고, 16연패까지 당한 뒤 3라운드 후반인 2018년 12월 18일 수원에서 KB손해보험에 3-2로 승리하며 감격의 첫 승을 따냈다. 이후 다시 6연패에 빠졌지만, OK저축은행을 잡고 2승 22패, 승점 12점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후반기에는 결과와 경기력 모두 전반기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다. 패하더라도 상대를 괴롭히며 1~2세트는 따내는 경기들이 심심찮게 나왔고, 전반기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 12경기에서 2승을 추가했다. 그러나 4승 32패, 승점 19점으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2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철수 감독은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사령탑으로 첫 시즌이었던 2017-2018 시즌을 5위로 마쳤던 김 감독은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팀은 압도적인 차이로 5년 만에 꼴찌에 머물렀지만, 주축인 서재덕이 V-리그 최고 스타 중 하나로 브랜드 파워를 높인 것은 수확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가운데 공수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서재덕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 남자부 1위에 오르며 높아진 인기를 실감했다.
 
35경기 637득점(7위, 토종 1위)으로 팀을 대표한 서재덕은 블로킹 12위(세트 평균 0.326개), 서브 14위(세트 평균 0.239개)로 다방면에서 고군분투했다. 공격 성공률이 46.05%로 낮았던 것은 외국인 선수가 없는 팀에서 공격 점유율 33.80%로 많은 부담을 짊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재덕을 뒷받침하는 공격수가 없었다. 시즌 중 영입된 최홍석도 경기력 기복이 있었고, 센터진의 무게감도 떨어졌다. 이로 인해 서재덕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단조로운 패턴을 극복하기 힘들었다.
 
김철수 감독이 물러난 뒤 장병철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지만, 다음 시즌 전망도 밝지는 않다. 서재덕의 군 입대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음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가 함께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서재덕 없이는 국내 주포의 위력에서 다른 팀에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2018-2019 시즌이 끝난 뒤 연고지 수원에 3년 더 남기로 결정하며 선수단이 우려했던 연고지 이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FA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고, 트레이드 시장에서는 내주는 만큼만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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