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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21-2022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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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후보’ 우리카드, 장충의 봄은 짧았다! 
 
만장 일치 ‘우승 후보’의 부담감이 너무 컸나?
출발은 좋았다. 우리카드는 도쿄올림픽의 열기가 고스란히 이어진 프로배구 컵 대회에서 6년 만이자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어느덧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한 나경복이 순도 높은 공격으로 코트를 강타하는 모습이 다가올 정규 시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우리카드, 우리카드, 우리카드...” 프로배구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우리카드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다 잡은 우승을 알렉스의 복통이 날려버린 기억은 여전히 생생했다. 알렉스만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챔피언은 우리카드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팀은 단단해졌다는 평가였다. 나경복의 놀라운 성장에 검증된 외국인 선수 알렉스의 위력이 여전하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리카드의 우승을 예상했다. 
 
2021-2022 시즌이 막을 올린 뒤 우리카드는 예상과 달리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2라운드까지 3승 9패 최하위라는 충격의 중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3라운드 중반부터 팀은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았다. 군 복무를 마친 송희채와 이적생 김재휘의 활약이 더해져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파죽의 8연승, 8경기를 모두 이기는 동안 단 한 번도 풀세트까지 가지 않는 상승세로 마침내 우승 후보의 위용을 되찾았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무서운 기세는 마지막 뒷심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나경복의 어깨 통증과 알렉스의 부상 공백이 커 보였다. 1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리그 최고 공격수 케이타를 앞세워 ‘빛나는 조연’으로 떠오른 KB손해보험에도 뒤져 정규리그를 3위로 마무리했다. 4시즌 연속 ‘봄 배구’에 진출했다는 기쁨도 잠시 4위 한국전력의 막판 무서운 추격으로 승점 차가 3점이 돼 준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했다. 
 
우리카드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시즌 내내 잡음을 빚은 알렉스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레오 안드리치를 러시아리그에서 영입했다. 과거 OK금융그룹에서 뛰었던 레오는 공을 높이 띄우는 서브가 인상적이었던 선수로 빠른 V-리그 적응이 기대됐다.
 
레오의 긴급 수혈도 역부족이었을까? 우리카드는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국전력에 무릎을 꿇고 플레이오프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상대보다 2배나 많은 31개의 범실이 단판 승부에서 결정적인 순간 발목을 잡았다. 통증을 안고 뛴 나경복의 투혼도 빛이 바랬다. 우리카드는 한국전력이 정규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둔 상대라 자신감이 넘쳤는데 오히려 한국전력의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승리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장충의 봄’이 단 1경기 만에 끝난 허무한 마무리에 창단 첫 우승의 꿈도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말로 힘겨웠던 한 시즌을 돌아봤다. 2라운드까지 꼴찌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모자란 부분은 잘 채워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다음 시즌을 향한 희망을 이야기했다.
 
아쉬움이 컸던 탓일까? 우리카드의 비시즌 준비는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삼성화재와 선수 8명이 오가는 3대 5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우리카드는 센터 하현용과 레프트 류윤식, 리베로 이상욱과 세터 이호건, 홍기선을 보내면서 세터 황승빈과 이승원, 레프트 정성규를 데려왔다. 즉시 전력감을 내주면서까지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황승빈은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의 지도를 통한 성장이 기대되고, 파이팅이 넘치는 모습이 눈길을 끈 정성규의 잠재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 2경기만 뛰었지만 팀에 잘 녹아든 레오 안드리치와 재계약하며 다음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리스크’도 줄여갈 생각이다.
 
박선우(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