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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21-2022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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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2021-2022 시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에는 이밖에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었다. 현대건설이 일찌감치 독주한 여자부의 이슈는 ‘누가 현대건설을 막을까’보다 ‘무슨 기록을 더 세울까’에 더 방점이 찍혔다.
 
하지만 딱 하나 ‘적’이 있었다. 하필 그 하나가 너무 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적이다. 코로나19 변이 대확산으로 V리그 여자부 리그 중단기간이 36일까지 누적되자 한국배구연맹(KOVO)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여자부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포스트시즌 역시 취소돼 ‘우승’ 타이틀은 없었다. 2년 전 악몽의 데자뷔였다. 현대건설은 2019-2020 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를 달리던 중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리그 조기종료 사태로 우승 없이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28승 3패, V리그 최초 9할 승률. 여자부 최다 15연승. V-리그 첫 단일 시즌 10연승 2회. 여자부 단일 시즌 최다 승리·승점.
V-리그 최단경기 20승 달성 등 최강의 기록은 고스란히 남아 V-리그 여자부 새 역사로 남았다.
 
◆ 승리에 목말랐던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승리에 목말라 있었다. 2020-2021 시즌을 꼴찌(11승 19패)로 마쳤다. 직전 정규리그 1위라는 성적이 무색했다.
 
현대건설은 2021년 코보컵 우승을 시작으로 재건의 신호탄을 쐈고, V리그에서 연승을 질주했다. 바닥으로 떨어진 경험 덕에 방심도 자만도 없었다. 4연승 후 팀의 기둥인 양효진이 전한 분위기는 이를 대변한다. “지난해에 많이 져서 한 경기, 한 경기가 더 절실하다. 당연히 이긴다는 건 절대 없다.
매번 ‘오늘 꼭 이겼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선수층도 탄탄했다. V리그 여자부 MVP 양효진이 건재했고, 프로 3년차 이다현이 ‘롤 모델’ 양효진을 따라 빠르게 성장했다. 이 ‘트윈 타워’는 블로킹과 속공 부문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는 첫 경기서 트리플크라운을 선보이며 ’괴물’ 활약을 펼쳤다. 야스민이 부진하면 베테랑 황연주가 이를 메웠다.
공격이 안 풀리면 ‘특급 조커’ 정지윤이 투입돼 경기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주전 2년 차 세터 김다인은 성숙한 플레이로 팀을 진두지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막 후 1·2라운드 12경기 전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기준 구단 최다연승 기록(직전 10연승)이었다.
 
◆ 숨 고르고 다시 연승
 
연승 행진은 2위 한국도로공사에 막히며 ‘12’에서 멈췄다. 하지만 패한 경기도 2대 3 풀세트로 승점 1점을 가져왔다.
 
부담을 덜어낸 현대건설을 더 강해졌다. 다시 승리를 차곡차곡 쌓으며 여자부 최다연승인 15연승을 이뤄냈다. 단일 시즌에 10연승을 2회 이상한 건 V-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12연승을 달리던 한국도로공사에 패배를 안기며 복수에 성공했다.
 
5라운드 GS칼텍스전 3대2 승리는 강팀 DNA를 보여줬다. 현대건설은 기존 여자부 최다연승 기록 14연승(2009-2010 시즌)을 보유했던 GS칼텍스를 만나 타이기록에 도전했지만 1~2세트를 16-25, 19-25로 힘없이 내주고, 3세트도 10-1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보였다. 강성형 감독조차 “오늘은 안 되겠다 생각했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주장 황민경이 2연속 퀵오픈 성공, 한 차례 블로킹에 성공하며 13-13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야스민과 양효진, 정지윤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 코로나19 역습
 
여자부는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지난 2월 11일 일시중단됐다. 열흘 뒤 KGC인삼공사-한국도로공사전으로 재개됐고, 현대건설은 22일 IBK기업은행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15연승 기록을 이어갔다.
 
문제는 일정이었다. 리그 중단 탓에 현대건설은 2월 22~25일 나흘간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일정이 잡혔다. 리그 내 유일한 2연전 일정도 있었다. 경기도 수원 홈에서 승리한 뒤 곧장 경북 김천 원정을 떠난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 0대 3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시즌 첫 셧아웃 패배였다. 이틀 뒤 또 대전으로 향한 현대건설은 KGC인삼공사에 2-0으로 앞섰지만 체력이 바닥나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역전패 당했다.
 
악몽은 이어졌다. 코로나19가 여자부를 또 한 번 덮치면서 리그가 결국 조기 종료됐다.
포스트시즌도 치르지 못하면서 2019-2020 시즌과 마찬가지로 ‘우승’ 없는 1위다.
 
◆ 2022-2023 시즌엔 우승 성공할까
 
현대건설은 다음 시즌도 우승후보로 꼽힌다. 일단 전력 누수가 없다. 2022년 자유계약선수(FA) 4명을 모두 붙잡았다.
V-리그 MVP이자 팀의 상징인 양효진이 잔류했고, 레프트 고예림, 세터 이나연, 리베로 김주하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과도 재계약해 트라이아웃 지명권 7순위의 핸디캡도 없었다.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우승’은 하지 못한 경험을 두 번이나 했기 때문에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갈증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다만 팀 구성에 큰 변화가 없어 상대팀에겐 다소 익숙할 수 있다. 즉 분석이 용이하고 이전만큼의 압도적 아우라는 없을 수 있다.
이밖에 상대팀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과 신인 선수들의 활약도 변수다.
 
권중혁(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