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본문 내용

GENERAL REVIEW

도드람 2017-2018 V-리그

구분값
# 새로운 출발! ‘철녀’ 이도희 체제 발진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양철호 감독을 해임하고, SBS SPORTS의 이도희 해설위원을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했다. 지난 2016~2017시즌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은 박미희 감독의 성과에 자극을 받은 현대건설 배구단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도희 감독의 별명은 ‘철녀’다. 훈련할 때만큼은 절대 선수들과 타협이 없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빠른 속도로 현대건설의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동계 훈련 기간 기존의 공을 갖고 하는 훈련보다 체력 훈련에 방점을 두고 시즌을 준비해 왔다. 덕분에 도드람 2017~2018 V-리그를 치르면서 국내 선수들의 부상은 눈에 띄게 줄었고 비교적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해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선 비록 1승 2패로 탈락했지만 2차전에서는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선발 엔트리를 짜는 승부수를 걸었고, 3대 1 역전승을 일궈냈다. 비록 3차전에서 그 한계를 드러내며 봄배구를 마감해야 했지만 이도희 체제의 현대건설은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도희 감독은 “선수들이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치렀다는데 만족한다.”며 자신의 첫 번째 시즌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2018년 1월 30일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가 부상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말이다.

# 엘리자베스, 너를 믿었는데...

이도희 감독은 자신이 뽑은 첫 번째 외국인 선수인 엘리자베스의 가능성을 믿었다. 23살의 어린 유망주, 엘리자베스를 뽑은 건 젊음의 패기를 믿은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에이스의 역할을 맡겼는데, 엘리자베스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엘리자베스는 선수 생활을 미들 블로커로 시작해서 그런지 현대건설에 합류해 레프트 포지션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정신적인 면에서도 엘리자베스는 담대함이 부족했다. 강한 멘털을 요구한 이도희 감독과 궁합이 만족스럽지 못했단 뜻이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5라운드가 한창이던 지난 1월 30일 팀 훈련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고, 시즌을 중도 하차했다. 현대건설에 찾아온 최대위기였다. 이 감독은 쏘냐라는 대체 선수를 태국 리그에서 급히 데려왔지만 기량이 한참 떨어졌다. 이도희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의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는 에이스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고 밝혔다. 나이에 상관없이 결정력을 갖춘 선수를 데려오겠단 뜻이다. 프로 출범 이후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도로공사의 이바나처럼 한 방이 있는 선수를 영입하고 싶다는 속내였다.

# 주전 세터 이다영 교체 승부수, 절반의 성공

이도희 감독이 부임해서 첫 번째로 뜯어고친 작업이 주전 세터 교체 작업이었다. 양철호 감독 체제에서 왠지 모르게 삐걱거렸던 염혜선을 기업은행으로 이적시키고, 젊은 피 이다영(1996년생, 만 21세)을 주전 세터로 키워 새롭게 출발했다. 흥국생명의 이재영과 쌍둥이 선수로 프로에 데뷔할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다영은 넘치는 끼만큼이나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였다. 180cm에 이르는 큰 키를 이용한 점프 토스는 그녀의 최대 장점이었다. 하지만 이다영은 백토스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수 싸움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도희 감독은 뚝심 있게 이다영을 한 시즌 내내 밀고 나갔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양효진, 김세영 센터 라인과 이다영의 높고 빠른 토스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다영 세터는 힘이 실린 빠른 토스로 양효진(190cm)의 높이에 꼭 맞는 공을 배달했다. 양효진은 도드람 2017~2018 V-리그 속공 성공률 1위(59.21%)에 오르며 물 만난 고기처럼 네트 위를 지배했다. 여기에 더해 블로킹의 여왕답게 양효진은 도드람 2017~2018 V-리그에도 블로킹 0.87개로 1위에 올라, 8시즌 연속 블로킹 여왕의 자리를 지켜냈다. 특히 2018년 2월 6일 IBK기업은행 전에서는 블로킹 4개를 잡아내며 남녀 프로배구 최초로 블로킹 1,000개를 돌파하는 위대한 업적까지 작성했다. 양효진과 함께 트윈타워를 이뤘던 김세영 역시 나이를 잊게 하는 노련미로 블로킹 2위에 올라 현대건설의 높이의 배구에 정점을 찍었다. 이다영 주전 세터 체제란 새로운 시도는 높은 센터라인과 찰떡궁합을 선보이며 변화의 싹을 틔웠다.

# 변화의 바람은 계속된다!

2015~2016시즌 우승 이후 2년 동안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현대건설은 전통의 명가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다음 시즌도 변화를 선택했다.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한유미(만 35세)를 은퇴시키고, 센터 김세영(만 36세)과의 작별하였다. 이도희 감독은 대신 젊고 유망한 센터 선수를 영입해 현대건설의 세대교체 작업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생각이다. 30대 후반의 경험 많은 선수들을 내보내고, 젊은 선수들로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이 감독의 결단이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이 기대된다.

손기성(KBS)

빠른 이동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