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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17-2018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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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우승까지’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가 창단 48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3월 27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한국도로공사는 6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온 IBK기업은행을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따돌리고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챔피언에 오른 것은 2005년 프로 출범 후 14시즌 만에 처음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이번 우승으로 여자부 6개 팀은 모두 최소 한 번씩은 챔프전 우승에 오르게 됐다.

4수 만에 챔피언 등극

한국도로공사의 우승은 4수 만에 이룬 쾌거다. 2005, 2005~2006, 2014~2015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사실 한국도로공사는 수년째 전력 보강에 힘을 기울였다. 세터 이효희와 센터 정대영으로 베테랑 라인을 갖췄고 센터 배유나까지 영입했다. 여기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국내 최고 레프트 공격수로 꼽히는 박정아를 데려오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전통의 센터 구단’이라는 명성을 이으면서도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윙 공격수까지 보강해 약점 없는 구단으로 거듭난 것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세르비아)가 가세해 공수 조직력에서 다른 5개 팀을 압도했다. 지난 3월 23일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 결정 1차전이 백미였다. 세트 스코어 2-2로 팽팽히 맞선 5세트. 도로공사는 10-14로 패색이 짙었다. 한 점만 더 내줬다면 한국도로공사의 패배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거짓말처럼 14-14 듀스를 만들었고, 급기야 세트를 따내면서 대역전승을 일궜다. 한국도로공사는 여세를 몰아 이어진 두 경기도 내리 잡아내며 IBK기업은행을 누르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챔피언 결정전이 끝난 뒤 상대 팀 사령탑인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너무나 아쉬웠던 경기였다. 이 경기를 우리가 가져왔다면 한국도로공사가 쉽게 우승컵을 가져가진 못했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할 정도로 1차전 결과는 챔피언 결정전 승부의 향방을 가린 최고의 경기가 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하위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는 정규리그 최하위였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6위에 그친 덕(?)에 트라이아웃 1순위로 이바나를 잡을 수 있었다. 이바나의 합류로 한국도로공사는 이바나-박정아라는 확실한 좌우 쌍포를 갖췄다. 이바나와 박정아가 화려한 공격으로 득점을 책임졌다면 이들 뒤에는 궂은일을 도맡은 살림꾼 2명도 있다. ‘수비형 레프트’ 문정원과 리베로 임명옥. 이들의 ‘2인 리시브’ 체제가 성공하면서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문정원는 공격뿐 아니라 세트 당 5개로 리시브 1위에 올랐다. 특히 임명옥은 챔피언 결정전 직전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을 마친 뒤 바로 팀에 합류해 팀 분위기를 추슬렀다. 김종민 감독이 “하루 정도 쉬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했지만 임명옥은 이를 마다하고 동료들과 함께 코트에 섰다. 임명옥의 투혼은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을 하나로 만든 계기가 됐다.

김종민 감독의 지도력

한국도로공사의 첫 우승까진 ‘부드러운 리더십’ 김종민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감독은 2016~2017시즌 한국도로공사 부임 전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에서 코치와 감독 생활을 했다. 인하대-대한항공 선수 생활 등을 고려하면 여자 선수들과의 접촉은 처음이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지난해 처음 여자부 지휘봉을 잡은 뒤 시행착오를 겪었다”라고 털어놓는다. 김 감독은 “여자 선수들은 굉장히 세심하다”면서 “작전 및 훈련 지시에도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임 첫 해 꼴찌였고, 이번 시즌에서도 개막과 동시에 연패에 빠지면 흔들렸다. 김 감독은 그러나 화를 내는 대신 행동으로 팀을 하나로 묶었다. 경기 후 기본 훈련을 30분 가량 진행한 뒤에야 선수단과 함께 다 같이 라면을 끓여 먹었다. 또 주장 정대영과 함께 훈련을 하며 무한 신뢰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리베로 임명옥은 “한번도 감독님이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항상 선수들과 가까이 지낸다.”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전했다. 도로공사와 김 감독은 지난 4월 11일 ‘3년 재계약’을 했다. 김 감독은 “신바람 나는 배구를 계속 보여드리겠다.”라며 다음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강주형(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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