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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NH농협 2014-2015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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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12월15일, 한국도로공사는 KGC인삼공사와 대전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서남원 감독의 표정이 밝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2승 3패를 기록한 뒤 2라운드 초반 4연승의 기세가 꺾인 터였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 현대건설에 0-3으로 패한 데 이어 3라운드 첫 2경기를 모두 내줘 3연패에 빠졌다. 서 감독은 “리시브가 흔들린다. 무릎을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정대영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진 상태였다. 서 감독은 “아직은 이겨내는 힘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결과적으로 도로공사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경기였다. 리그 최하위의 KGC인삼공사를 만나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도로공사는 인삼공사에 3-1로 이겼다. 주포인 니콜 포셋이 31득점으로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정대영이 종아리 부상으로 빠진 자리는 마흔살의 장소연이 11점으로 메웠다. 경기가 끝난 뒤 서남원 감독은 “연패 탈출이 쉽지만은 않더라”라며 “장소연 플레잉 코치가 기대 이상으로 해 줬고, 이효희 세터가 경기를 잘 이끌었다”고 말했다.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그리고 이날 19득점을 올린 선수가 있었다. 직전 경기 흥국생명전에서 개인 한경기 최다 득점인 20점을 기록했었다. 2014~2015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신데렐라’로 떠 오른 문정원이었다.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1~2012시즌, 11경기에 나와 겨우 3득점에 그쳤다. 다음 시즌에는 4경기에서 2점이 전부였다. 2013~2014시즌에도 2경기밖에 못 나왔다. 득점은 4점이었다. 한 세트 25점을 겨루는 배구에서 3시즌 동안 따낸 득점이 다 합해 10점이 안됐다. 4번째 시즌에서 말 그대로 ‘폭발’했다. 3시즌 동안 겨우 9점이었던 문정원은 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3라운드부터 득점이 늘어나면서 주목받았다. 문정원의 무기는 ‘서브’였다.
 
 코트 왼쪽 뒤쪽에서 커다란 호를 그리며 달려온 뒤 왼손을 공을 던진 뒤 날아올라 왼손으로 내리 꽂는다. 여자 배구에서 모처럼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서브 퀸’의 등장이었다. 1월 4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는 문정원 서브의 힘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왔다. 문정원의 강서브가 상대 세터 김사니의 얼굴에 맞고 포인트로 연결됐다. 상대가 손도 쓰지 못한 강서브였다. 2세트에서 강한 서브를 바탕으로 4연속 포인트를 이끌고 승부를 갈랐다.
문정원은 ‘문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신의 포지션에 성을 붙인 ‘문라이트’라는 별명이 더해졌다. 매경기 서브 득점이 이어졌다. 차곡차곡 기록이 쌓이고 늘었다. 12월18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14경기 연속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종전 기록인 김희진(IBK기업은행)과 케니 모레노(현대건설)의 13경기 기록을 뛰어넘었다.
 
 문정원의 ‘서브 득점 행진’과 함께 도로공사의 순위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12월15일 연패를 탈출한 뒤 무려 9연승이 이어졌다. 3라운드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겼고 4라운드는 5경기를 모두 싹 쓸어담았다. 연패에 빠지며 추락했던 순위를 끌어올려 선두 싸움을 벌였다. 도로공사의 마지막 정규리그 우승은 출범 첫 해 였던 2005년이 마지막이었다. 연승이 이어지는 동안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월25일 프로배구 올스타전에서 주전 리베로 김해란이 무릎을 다쳤다. 공격을 할 수 없는 리베로 포지션 특성상 팬 서비스 차원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했고, 공격 뒤 내려오다가 무릎을 다쳤다. 다음 날 정밀 검진 결과 왼쪽 무릎 인대 파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가뜩이나 시즌 초중반 리시브에 어려움을 겪었던 팀 사정 상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의 이탈은 전력상의 큰 손실이었다. 김해란의 자리에는 오지영이 대신 들어갔다. 8연승 뒤 나온 부상 악재 속에서도 GS칼텍스를 꺾고 9연승을 이어갔다. 도로공사는 5라운드에서도 4승1패를 거두며 선두 자리를 굳혔다. 6라운드 3번째 경기였던 3월7일 수원 현대건설전에서 3-1로 승리를 따냈고, 10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도로공사는 앞선 시즌 13승17패로 4위에 그쳤다. 한 시즌 만에 강팀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언니’들의 리드와 신예들의 맹활약이 한데 잘 어우러진 덕분이었다. 도로공사는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강화했다. IBK기업은행을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베테랑 세터 이효희와 앞선 시즌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의 센터 정대영을 FA로 영입했다. 여기에 발목 인대 파열을 당해 선수생활의 위기에 몰렸던 베테랑 장소연(41)이 힘겨운 재활 끝에 돌아와 팀 기둥 역할을 했다.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베테랑 3인방’은 도로공사 ‘끈끈한 배구’의 중심이었다. 힘과 스피드가 강조되는 현대 배구에서 오히려 이들이 보여준 정교한 배구가 더욱 빛났다. 장소연은 “이효희 세터를 중심으로 펼쳐진 정교한 배구가 도로공사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노련한 세터와 베테랑 센터들이 만나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다.
 
 ‘문데렐라’라는 별명처럼 화려하게 떠오른 문정원의 역할도 대단했다. 문정원은 개막 이후 27경기 연속 서브 에이스 성공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한 시즌 서브득점 56개로 국내선수 한 시즌 최다 서브 득점 기록(종전 KGC인삼공사 백목화·2012~2013시즌 55개)을 갈아치웠다.
 
 팀 분위기가 끈끈했다. 끈질긴 수비에 이효희의 토스워크가 더해졌다. 주전과 후보를 가리지 않았다. 대기석에 모여서 경기를 지켜보는 선수들은 함께 춤을 추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그러나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향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의 3각편대를 막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졌다. 정대영은 스트레스성 피부염이 온 몸에 번지면서 고열과 두드러기로 고생하면서 챔프전에 나섰다. 맏언니 장소연은 급성 신우신염에 걸리는 바람에 고전했다. 둘 모두 타이밍이 늦었고 이효희의 토스가 니콜 포셋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언니들이 흔들리자 신예들도 덩달아 부진했다. 무릎 부상을 참으며 뛴 황민경의 실수가 잦았다. 문정원의 서브도 네트에 자꾸 걸렸다. 결국 IBK기업은행에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비록 챔프전 우승을 놓쳤지만 이효희와 니콜 포셋이 프로배구 창단 첫 공동 MVP에 올랐다.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으로 한국에서 뛰기 어려워진 니콜은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였다.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서남원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으면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4월23일, ‘월드 리베로’ 이호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이용균기자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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