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본문 내용

GENERAL REVIEW

도드람 2018-2019 V-리그

구분값
완벽한 반전. 12년 만의 통합 우승 달성한 흥국생명.
 
흥국생명이 2006~2007시즌 이후 1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3월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1로 제압, 시리즈 전적 3-1로 정상에 올랐다. 흥국생명은 앞서 끝난 정규리그에선 21승 9패(승점 62)로 역시 한국도로공사(20승 10패·승점 56)를 승점 6차로 제치고 1위를 확정했다.
 
흥국생명은 2007~2008시즌과 2016~2017시즌에 정규리그, 2008~2009시즌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통합 우승은 11년간 차지하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특히 1년 전엔 봄 배구 관전자에 불과했기에 통합 우승의 의미가 남다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30경기 중 8승을 따는 데 그치며 여자부 6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흥국생명은 절치부심했고 완벽하게 변했다. 흥국생명은 공수 밸런스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0.566였던 세트득실률은 올 시즌1.775로 3배 이상 치솟았고, 0.919였던 점수득실률은 1.077로 상승했다. 지난 시즌 세트득실률과 점수득실률은 최하위였지만 올 시즌엔 모두 1위에 올랐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를 압도한 이유다.
 
최고를 준비하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에 앞서 박미희 감독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최악의 성적을 냈지만 박 감독을 재신임했다. 흥국생명은 2016~2017시즌 9년 만에 정규리그 1위로 이끈 박 감독의 지도력을 다시 한 번 믿기로 했다. 박 감독은 꼴찌라는 쓴맛을 봤기에 독해졌다. 악몽을 잊고 시즌 종료 직후부터 최고의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몰두했다.
 
흥국생명은 특히 지난 시즌 FA로 이적한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와 레프트 이재영의 잦은 부상으로 힘들었기에 선수 보강에 힘썼다. 흥국생명은 FA로 풀린 센터 김세영과 레프트 김미연을 빠르게 영입했고,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선 센터 이주아를 1순위로 데려왔다. 김세영의 블로킹이 좋기에 이동공격에 능한 이주아를 영입, 중앙에서 공수 모두 챙기겠다는 박 감독의 복안이었다. 박 감독의 계산대로 김세영은 블로킹에서 정규리그 3위, 이주아는 이동공격에서 2위를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또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2순위를 획득, 폴란드 국가대표 출신 베레니카 톰시아를 영입했다. 흥국생명의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최하위는 외국인선수 크리스티나 킥카의 부진이 원인이기도 했다. 크리스티나는 당시 30경기 중 20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고 득점 10위에 머물렀다. 톰시아는 그러나 득점 3위에 오르며 흥국생명의 숙원을 푸는 데 큰 힘이 됐다.
 
좌절은 없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실패의 원인을 완벽하게 분석했기에 시즌 초반부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이재영-톰시아를 쌍포로 구축, 막강 화력을 뽐냈다. 이재영은 김미연의 영입으로 부담을 덜고 훨훨 날았고, 톰시아는 예상대로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완벽’은 아니었다. 좌우와 중앙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공격을 지휘할 세터는 불안했다. 주전 세터 조송화의 볼 배급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흥국생명은 백업 세터 김다솔의 투입이 잦아졌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조송화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조송화는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 시즌을 소화하며 안정을 찾았다. 조송화는 특히 정규리그 세트당 평균 세트가 9.58개에 그쳤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10.548개로 상승, 흥국생명의 안정된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의 핵심 톰시아의 기복 있는 플레이도 흥국생명의 걱정거리였다. 톰시아는 한국 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많은 외로움을 탔다. 톰시아는 물론 시즌 초반엔 펄펄 날았다. 여동생 라우라가 톰시아와 함께 생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톰시아는 라우라가 돌아간 뒤엔 경기력이 들쭉날쭉했다. 톰시아는 특히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흔들림이 커졌다. 흥국생명은 그래서 톰시아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남동생 사비에르를 초청했고, 사비에르의 응원에 기운을 되찾은 톰시아는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81득점을 올리며 통합 우승에 앞장섰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박미희 감독은 부임 3년 차인 2016~2017시즌부터 주목을 받았다. 박 감독은 해설위원으로 오랫동안 여자배구를 관찰했기에 빠르게 적응, 2016~2017시즌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박 감독은 프로스포츠 사상 여성 사령탑으로 정규리그 1위를 달성한 인물로 등록됐다. 통합 우승이라는 고지가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박 감독은 그러나 ‘완성’을 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에 무릎을 꿇었다.
 
박 감독은 변화를 꾀했다. 박 감독은 ‘부드러운 엄마’에서 ‘강인한 엄마’로 지도 스타일을 바꿨다. 박 감독은 평소 다정다감하지만 지적할 땐 따끔했다. 박 감독은 또 고비에선 고개를 숙이지 않고 해결책을 강구하고 전달, 선수들이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박 감독이 당근과 채찍으로 단련한 흥국생명은 어느 때보다 강인해졌고, 2년 만에 다시 한 번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박 감독은 이번엔 마지막 고지에서 실패하지 않았다. 박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파트너 한국도로공사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 지난 시즌 우승팀 한국도로공사를 3-1로 완파했다. 박 감독은 프로스포츠 사상 여성 사령탑 최초 통합 우승으로 유리천장을 시원하게 깼다.

허종호(문화일보)

빠른 이동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