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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18-2019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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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만의 ‘봄 배구’... 명승부 끝 눈물. 기대한 이상이었기에 아쉬움이 남은 시즌이었다.
 
GS칼텍스는 2013~2014시즌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했던가. 하지만 GS칼텍스는 다음 시즌 5위로 급락한 뒤 4위→5위→4위에 그쳤다. 
 
2018~2019시즌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았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6개 구단 감독들이 언급한 팀 가운데 GS칼텍스는 없었다. 직전 시즌 통합우승 팀 한국도로공사와 직전 시즌 최하위(6위)였음에도 전력을 크게 보강한 흥국생명이 ‘빅2’로 꼽히는 가운데 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기업은행, KOVO컵 우승팀 인삼공사가 ‘다크호스’로 지목됐다. 이에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내심 서운해 하면서도 “체력만큼은 자신 있다. 젊은 팀답게 패기를 앞세우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2014년 수석코치를 지내며 우승을 경험했고, 2016~2017시즌 도중 사령탑에 발탁됐기에 누구보다 GS칼텍스를 잘 아는 그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바로 세대교체였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팀에 자신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차 감독이 물음표를 거두지 않은 부분은 외국인 선수였다. 한국 무대를 처음 밟는 알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어서였다. 물음표는 끝내 떼어낼 수 없었다.
 
●초반부터 돌풍...한껏 부푼 포스트시즌 꿈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했다. 시즌 초반 판도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빅2’ 가운데 하나였던 도로공사가 1라운드를 5위(승점 5·2승 3패)로 마친 가운데 GS칼텍스는 인삼공사와 나란히 4승 1패를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을 했다. GS칼텍스의 돌풍은 2라운드에 더 거세졌다. 승점 12(4승 1패)를 기록하며 1, 2라운드 합계 승점 23(8승 2패)으로 단독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다. 2위 기업은행과의 승점 차는 5점이나 됐다. 알리-이소영-강소휘로 구성된 ‘삼각 편대’는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2017~2018시즌 무릎 부상 등으로 1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GS칼텍스의 레전드가 되겠다”며 남았던 이소영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선두를 독주할 수도 있겠다”는 예상까지 나왔지만 GS칼텍스는 3라운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소영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다른 공격수들의 기복이 심해진 탓에 승점 5(2승 3패)를 얻는데 그쳤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여자부 1~3위는 흥국생명(승점 31), 기업은행(승점 29), GS칼텍스(승점 28)였다. 
 
휘청거리다 중심을 잡은 GS칼텍스는 4라운드에서 다시 높게 솟구쳤다. 2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승점 12(4승 1패)를 챙기며 휘파람을 불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4라운드가 끝났을 때는 선두 흥국생명(13승 7패)에 승점 1점 뒤진 2위(14승 6패)였다. 43.1%의 공격 성공률로 경기 당 평균 26.6점을 올린 알리는 4라운드 MVP가 됐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라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목표로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올스타전 휴식’이 독 됐나… 놓칠 뻔한 ‘봄 배구’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로 ‘디펜딩 챔피언’ 도로공사가 고속질주를 시작하면서 순위 싸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4라운드까지 4위에 머물던 도로공사는 5라운드에서 4승 1패를 거두며 상위권으로 진입했다. 반면 GS칼텍스는 5라운드에서 1승(4패)밖에 거두지 못하고 4위로 떨어졌다. 
  GS칼텍스는 3월 3일 도로공사와의 경기(2-3 패)를 끝으로 정규리그 일정을 마쳤다. 승점 은 52(18승 12패). 순위로는 3위였지만 승점이 5점 뒤진 기업은행이 2경기나 남겨 놨기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업은행이 승점 6을 얻으면 2017~2018시즌과 마찬가지로 4위로 밀릴 위기. 그러나 사흘 뒤 ‘반전’이 일어났다. 3개월에 걸쳐 19연패에 허덕이던 인삼공사가 기업은행을 3-0으로 완파한 것이다.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3차례나 정상에 오른 기업은행은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충격에 빠졌고, 이를 지켜보던 GS칼텍스는 5년 만에 찾아온 ‘봄 배구’에 환호성을 질렀다. 
 
●명승부를 끝으로… 다시 희망 품게 한 시즌
 
차상현 감독은 ‘30년 친구’인 김종민 감독의 도로공사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1승 2패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두 팀이 3차전 내내 풀세트 접전을 벌였던 2018~2019시즌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명승부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차전을 내준 차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승부수를 띄웠다. 1차전에서 30점을 올린 알리가 정규리그 때도 종종 그랬던 것처럼 컨디션 핑계를 대자 차 감독은 알리를 아예 빼버렸다. 국내 선수들만 뛰어 얻은 승리에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운 4200여 명의 만원 관중은 열광했다. 하지만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가 없이 2경기를 내리 이기는 것은 쉽지 않았다. 3차전 승리는 외국인 선수 파튜가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도로공사의 차지였다.
 
시즌을 마치고 3년 재계약에 성공한 차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멈춘 것에 대해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국내 선수들이 성장하고 봄 배구를 경험한 것은 좋은 자산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표승주를 기업은행에 내준 대신 베테랑 염혜선을 보상 선수로 받아 세터진을 강화했다. 팀 공격을 이끌었던 이소영과 강소휘는 건재하다. 외국인 선수만 제대로 보강하면 2년 연속 ‘봄 배구’가 꿈은 아니다.

이승건(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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