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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REVIEW

도드람 2018-2019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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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2012시즌 V리그에 참가한 뒤 두 번째 시즌부터 봄 배구 티켓을 놓치지 않았던 여자배구의 강호 IBK기업은행이지만, 올해는 잔인하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친 봄을 맞이했다. 2018-2019시즌을 4위로 마치며 창단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그 여파로 이정철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2선으로 후퇴했다. 알토스 군단을 새롭게 이끌게 된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 출신의 김우재 강릉여고 감독은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 쉼 없이 질주했던 6년, 피할 수 없었던 피로감
 
IBK기업은행은 창단 두 번째 시즌인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6년 연속 봄 배구를 경험했다. 이 기간 정규리그 우승 3번, 챔피언결정전 우승 3번으로 왕조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리스마로 무장한 이정철 감독은 적절하게 당근과 채찍을 활용해 매년 성과를 냈지만, 피로감이 누적되는 걸 막을 방법은 없었다. 2018-2019시즌을 4위로 마친 IBK기업은행은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스포츠에서 영원한 강팀은 없다는 격언을 다시 한번 확인한 한 해를 보냈다.
 
IBK기업은행의 불안요소는 얇은 선수층이었다. 김희진을 중심으로 한 주전 라인업은 나쁘지 않았지만, 6년 연속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다 보니 드래프트에서 우수한 자원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었다. IBK기업은행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전반기를 2위로 마치며 선두 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은 반환점을 돌면서부터 피로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포스트시즌 티켓이 걸린 6라운드에서 1승 4패로 추락하며 쓸쓸한 봄을 맞이하고 말았다.
 
▲ 험난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피어난 희망
 
2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백목화의 부활은 이번 시즌 여자배구의 가장 큰 화젯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바리스타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던 백목화는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의 트레이드 덕분에 현역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정철 감독은 김미연이 빠져나간 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워준 백목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반기를 좋은 성적으로 마감했다.
 
리베로 박상미 역시 인간승리 드라마를 보여준 선수다. 주전 리베로였던 한지현이 숙소를 무단이탈하며 얼떨결에 주전 리베로 자리를 꿰찬 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물샐 틈 없는 수비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활짝 웃으며 춘 춤은 배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이적한 고예림은 IBK기업은행에서 두 번째 시즌만에 대체하기 어려운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김희진 혼자 분투하던 토종 공격수 자리를 채워주면서 이정철 감독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 
 
▲ 6순위의 기적 쓴 득점왕 어나이, 다음 시즌에도 볼 수 있을까
 
전통적으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던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가장 마지막 순번인 6순위로 미국 국가대표 출신인 어나이를 지명했다. 가능성만을 보고 지명한 어나이는 정규시즌 792득점을 올리며 득점왕을 차지,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어나이를 도와줄 토종 날개 공격수가 부족한 게 아쉬웠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공격 부담이 가중되면서, 후반기 들어 공격 성공률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김우재 신임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어나이와 함께 가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릴 트라이아웃을 직접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 시즌 득점왕과 결별하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구단은 지난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지원이 더해진다면 어나이의 위력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019-2010시즌, 명가 재건은 성공할 수 있을까
 
IBK기업은행은 2018-2019시즌 종료 뒤 FA 시장에서 날개 공격수를 보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GS칼텍스에서 풀린 레프트 표승주를 FA 선수로 영입했고, 현대건설로 떠난 FA 고예림을 대신할 보상선수로 레프트 김주향을 데려왔다. 마찬가지로 FA 자격을 취득한 주전 세터 이나연은 잔류시켰지만, 염혜선이 표승주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게 됐다.
 
표승주 영입으로 공격진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지만, 백업 선수 부족과 리시브, 리베로 약점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지난 시즌 팀을 떠났던 리베로 한지현이 복귀한다면 좀 더 짜임새 있는 수비를 기대할 수 있지만, 팀 내 화합은 김우재 신임 감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주전 세터 이나연을 뒷받침할 백업 발굴도 시급하며, 백목화에게 부담이 집중됐던 리시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가능성을 높게 보고 보상선수로 지명한 김주향의 성장이 절실한 이유다.

이대호(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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